우리말 바로 알고 쓰기(2)  

              ‘형제’, ‘자매’의 잘못 사용

 

  어느 교회의 주보를 보니, 교회 소식 난에 00 형제 군 입대라고 적혀 있었다. 이것을 본 나는 형제면 나이 차이가 있을 터인데, 어떻게 되어서 함께 입대하게 되었을까 궁금하였다. 그러다가 함께 입대하는 형제는 쌍둥이거나 아니면 형이 입영 연기를 받았다가 동생과 함께 입대하게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런데 알고 보니, 군에 입대하는 청년은 한 사람이었다.

 

  어느 주일 예배의 광고 시간에 목사님께서 말씀하셨다. 00 자매님이 우리 교회에 새로 나오셨습니다. 잠깐 일어나시지요.” 이 말을 들은 나는 언니와 동생 두 사람이 일어설 것이라고 생각하며 뒤를 돌아보았는데, 자리에서 일어선 사람은 한 사람 뿐이었다. 형제자매는 우리가 흔히 쓰는 쉬운 말이다. 그런데 의미의 전달과 수용에서 차이를 보였다. 이것은 요즈음 유행하는 말로 코드(code)가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어사전을 보면, ‘형제(兄弟)’란 말은 형과 아우를 가리키는 말이다. 이 말은 한 사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형과 아우 두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복수의 개념을 지니고 있다. ‘자매(姉妹)’는 여자끼리의 언니와 아우를 가리키는 말로, 역시 복수의 개념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 교회에서는 교우 한 사람을 가리키면서도 남자일 경우는 형제, 여자일 경우에는 자매란 말을 많이 쓴다. 기독교인은 모두 주님의 사랑 안에서 형제요 자매라 할 수 있으므로, 교우들의 관계를 말할 때 형제 또는 자매라고 하는 것은 괜찮다. 그러나 남자 교우 또는 여자 교우 한 명을 형제 또는 자매라고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교회에서 형제와 자매를 잘못 쓰게 된 원인은 유럽이나 미국에서 우리나라에 온 선교사들의 영향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선교 초기에 한국에 온 선교사들은 교우들의 관계를 말할 때나 남자 또는 여자 교우 한 명을 가리킬 때에 브라더(brother)’시스터(sister)’로 표현하였다.

 

  ‘brother’를 영영사전에서 찾아보면, ‘one of the sons of the same parents(같은 부모의 아들들 가운데 한 사람)’ 또는 ‘one of the sons of only the same mother or father(어머니 또는 아버지가 같은 아들들 중의 하나)’로 풀이되어 있다. ‘sister'’brother'와 성별만 다를 뿐 같은 뜻의 말이다. 여기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영어의 ‘brother’‘sister’ 우리말의 형제자매처럼 형(언니)과 아우를 가리키는 복수 개념의 말이 아니다. 그런데 ‘brother’‘sister’형제자매로 번역하여 쓰면서, 두 나라 말의 차이점을 망각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앞에 적은 ‘000 형제’, ‘000 자매는 연령을 고려하여 ‘000 (, )’ 또는 ‘000 (, )이라고 하는 것이 좋겠다. 교회에서 직분을 맡은 사람일 경우에는 직분에 맞는 칭호를 붙이는 것이 좋겠다. 청년회 예배 중에 ‘000 형제(자매)가 기도해 주시겠습니다.’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름 뒤에 회원이나 ()’, ‘()’을 붙여 부르는 것이 좋겠다.

<참고문헌> 이송관김기창, 교회에서 쓰는 말 바로 알고 바로 쓰자, 서울 : 예찬사, 2000.

                 리의도, 말을 잘하고 글을 잘 쓰려면 꼭 알아야 할 것들, 서울 : 설필, 1997.

<기독교타임즈 제442, 2006. 9. 16.> 에 수록한 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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