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독교인들이 교회에서 잘못 쓰는 말이 여럿 있다. 이를 바로잡으려는 뜻에서 <기독교타임즈>에 10회에 걸쳐 실었던 글을 옮겨 놓았다.

 

우리말 바로 알고 쓰기(1)  

     ‘당신’, ‘축복’은 하나님께서 섭섭해 하실 말

 

  얼마 전의 일이다. 주일 11시 예배 시간에 내가 잘 아는 목사님께서 축복기도를 하시는 중에 다음과 같은 말을 하였다. 하나님, 당신께서 사랑하시는 00교회 성도들을 축복하여 주시옵소서.” 이런 기도를 들은 300여 명의 예배 참석자들은 모두 목사님의 기도를 감사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이며 아멘으로 화답하였다. 나 역시도 그랬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나의 종인 네가 정성으로 기도하니 들어주기는 하겠지만, 그렇게 밖에는 표현을 못하니?’ 하고 섭섭해 하셨을 것이다. 하나님께서 왜 섭섭해 하셨을까?

 

  <표준 국어대사전>에서 당신이란 말을 찾아보면, ‘듣는 이를 가리키는 2인칭 대명사. 부부 사이에서, 상대편을 높여 이르는 2인칭 대명사. 맞서 싸울 때 상대편을 낮잡아 이르는 2인칭 대명사. 앞에서 이미 말하였거나 나온 바 있는 사람을 아주 높여 이르는 말이라고 설명하였다. ①~③2인칭으로, 아주 높임의 뜻이 없고, 그저 하오체의 말투에서 쓰는 경우이다. 우리가 기도할 때 부르는 하나님은 내 기도를 들어주실 대상으로, 인칭을 따진다면 2인칭이다. 그러므로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을 예사높임의 뜻을 가진 당신이라고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는 아주높임의 뜻이 있으나, 3인칭에 주로 쓴다. “할아버지께서는 생전에 당신의 장서를 소중히 다루셨다.”와 같은 경우에 쓴다. 우리가 기도할 때 하나님은 기도를 들어주시는 분이고, 대화의 상대이므로 3인칭이 아니다. 그러므로 하나님, 당신께서 사랑하시는당신하나님께서로 써야 한다.

 

  축복(祝福)행복을 빎’, ‘신의 은혜를 빎의 뜻을 지닌 명사인데, 뒤에 하다가 붙으면 동사가 된다. 한자어인 축복의 한자는 빌 축()’ 자와 복 복()’ 자로, 복을 빈다는 말이다. 복을 빌 때 복을 내려달라고 비는 것은 사람이고, 복을 내려주시는 분은 하나님이다. 복을 내려주시는 하나님께 복을 빌어달라고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그러므로 축복하여 주시옵소서복을 내려’로 고쳐 써야 한다. 개역개정판 성경 《창세기》 123절에 너를 축복하는 자에게는 내가 복을 내리고라고 되어 있는 것은 좋은 참고가 된다.

 

  처음에 인용한 축복기도를 해주신 목사님은 외국에 가서 여러 해 신학을 연구하고 돌아와 신학대학교에서 강의도 하고, 목회활동도 하시는 분이다. 이 목사님의 언어 습관은 어려서부터 입에 익은 것이다. 지금도 여러 목사님이나 장로님, 교회학교 교사, 많은 신도들이 이런 말을 습관적으로 쓰고 있는 실정이다. 기도할 때 말을 다듬어 하지 못하고, 하나님께서 섭섭해 하실 표현을 쓰면서 그 기도에 응답해 달라고 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참고문헌> 이송관김기창, 교회에서 쓰는 말 바로 알고 바로 쓰자, 서울 : 예찬사, 2000.   리의도, 말을 잘하고 글을 잘 쓰려면 꼭 알아야 할 것들, 서울 : 설필, 1997.

<기독교타임즈 제441호, 2006. 9. 9.> 에 수록한 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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