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필자가 한국의 고소설, 구비문학, 민속학을 연구하고 강의하면서 틈틈이 쓴 글을 모은 수필집이다. 

   이 책에 실린 글의 소재는 생활 주변에서 얻은 것도 있고, 설화나 민속에서 가져온 것도 있다. 선택한 소재를 바탕으로 생각과 느낌을 정리하면서 독자들이 공감하도록 표현하려고 애를 썼다.

  능소화는 꽃말이 '명예'이고, 품위와 기개가 느껴지는 꽃이다. 많은 꽃이 다투어 피는 봄을 다 보내고, 뜨거운 태양이 작열할 때에야 자태를 뽐내는 이 꽃을 보면, 아름다움과 함께 도도함이 느껴진다. 손을 대면 떨어지고 말아 마음에 맞지 않는 누구의 손길도 허락하지 않는 절개가 있는 듯하다. 떨어져 지는 순간까지 활짝 피었을 때의 싱싱함을 유지하다가 그 모습 그대로 떨어져 추한 모습은 보이지 않으려는 자존심이 있다. 나는 능소화가 이런 특성을 지닌 꽃임을 알게 된 뒤부터 이 꽃을 좋아하기 시작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요즈음에 와서는 떨어질 때까지 추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결기에 마음이 쏠린다. 이런 마음을 담아 이 책의 제목을 <능소화처럼>이라고 하였다.

   이 책은 다섯 부분으로 나누었는데, 각 부분에 실린 글의 수는 다음과 같다.

   남산 벚꽃길--<남산 벚꽃길>, <개암에 얽인 추억> 외 10편  

   추임새을 잘하는 사람--<추임새를 잘하는 사람>, <말의 힘> 외 12편

   능소화의 품위와 기개--<공처가와 애처가>, <은혜를 아는 마음> 외 14편

   태산에 올라--<금강산을 찾은 감회>, <태산에 올라> 외 9편

   고향과 나--<농촌의 따스한 인정>, <자랑스런 제자> 외 9편

 

 

 

 


 

 

 

  2016년 4월 25일에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주관하는 <민속-석학에게 듣다>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옛이야기에서 행복찾기>라는 제목으로 강의를 하였습니다. 그날의 강의 영상이 국립민속박물관 <영상채널 민속+인(人)>난에 탑재되어 있기에 연결해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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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래의 인터넷 주소를 클릭하면 연결됩니다.

http://channel.nfm.go.kr/sub/media.asp?c1=03&c2=&od=&idx=431&page=1

 

  지난 512일에 성동문인협회 회원들과 충청북도 옥천에 있는 정지용문학관과 육영수생가를 둘러본 뒤에 고려 시대에 놓았다는 진천 농다리에 갔다. 나는 천 년 의 세월을 견뎌온 농다리를 건너면서 우리 선조들의 뛰어난 건축기술에 감탄하고, 공경의 마음을 느꼈다. 농다리를 건넌 뒤에 뒤쪽을 보니, 높은 산마루에 정자가 있고, 그 아래에 생거진천이라고 커다랗게 쓴 흰 글자가 보였다


농다리를 건넌 뒤에 오르는 나지막한 고갯길은 초평저수지 둘레길과 이어진다. 이 길의 이름은 초평저수지농다리의 머리글자를 따서 지은 초롱길이다. 초롱길이 시작되는 곳에 진천군에서 세운 <생거진천(生居鎭川)의 유래>를 적은 안내판이 서 있다. 용고개(살고개) 성황당을 지나 왼쪽(시계반대 방향) 길로 조금 걸으니, ‘생거진천의 유래를 만화로 그린 안내판이 서 있다. ‘생거진천사거용인(死居龍仁)과 함께 널리 알려진 말로, ‘살아서는 진천이 좋고, 죽은 뒤에는 용인이 좋다는 뜻이다.


  나는 오래 전에 진천 지방의 설화를 조사하면서 이 곳 노인들한테 생거진천 사거용인이란 말의 유래를 설명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중 하나는 다음과 같다.


   옛날 진천 땅에 추천석이란 농부가 살았다. 어느 날 밤, 저승사자가 와서 그를 저승으로 데려갔다. 염라대왕은 용인의 추천석을 데려와야 하는데, 저승사자가 실수로 이름과 사주가 같은 진천의 추천석을 데려온 것을 알았다. 그래서 빨리 그를 돌려보내고, 용인의 추천석을 잡아오라고 하였다. 진천 추천석의 영혼이 집에 돌아와 보니, 이미 시신을 매장하였으므로, 들어갈 육신이 없었다. 염라대왕에게 이런 사정을 말하니, 염라대왕은 그를 방금 데려온 용인 추천석의 몸에 의탁하게 해 주었다.


  그가 용인 추천석의 몸으로 들어와 죽었던 몸이 다시 살아나니, 그 가족들이 매우 기뻐하였다. 그는 그 가족들에게 저승에서 있었던 일을 말하고, 자기는 진천 추천석이므로, 진천으로 가겠다며 진천으로 향했다. 가족들은 이를 믿지 않고, 그의 뒤를 따랐다. 그가 진천으로 가서 진천 가족들에게 겪은 일을 말하였으나, 그쪽 가족들도 이를 믿으려 하지 않았다. 이 일의 판결을 맡은 고을 원님은 자초지종(自初至終)을 자세히 듣고, 진천과 용인의 추천석에 관해 조사한 뒤에 생거진천 사거용인하라고 판결하였다. 그가 진천의 가족들과 함께 농사지으며 잘 살다가 죽으니, 용인의 가족들이 와서 그의 시신을 모셔다가 장사하였다.


  이것은 한국인의 생사관(生死觀)을 바탕으로 꾸며진 이야기이다. 한국인은 예로부터 육신과 영혼이 결합하여 있는 상태가 삶이고, 육신에서 영혼이 분리된 상태를 죽음으로 보았다. 저승에는 인간의 수명부(壽命簿)가 있는데, 저승사자는 수명이 다한 사람의 영혼을 저승으로 데려간다고 한다. 진천 추천석은 수한(壽限)이 다하지 않았는데, 저승사자의 실수로 저승으로 잡혀갔다가 돌아와 용인 추천석의 몸에 의탁한다. 그래서 용인 추천석의 몸에 진천 추천석의 영혼이 깃들은 진귀한 일이 생겼다. 이런 일을 당한 양쪽 가족들의 당황스러움은 이루 다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 때 원님은 영육분리(靈肉分離)의 이원적 사고를 바탕으로, ‘생거진천 사거용인하라 하였다. 영혼을 중시한 판결이라 하겠다. 이 이야기는 <생거진천의 유래>를 적은 안내판에도 적혀 있고, <만화로 보는 생거진천 이야기> 설명판에 8장의 그림과 함께 적혀 있다.


  또 다른 이야기를 보면, 진천의 허씨녀가 용인으로 시집가서 아들을 낳고 행복하게 살다가 청상과부(靑孀寡婦)가 되었다. 그녀는 외로움을 달랠 길 없어 아들을 시동생에게 맡기고, 진천의 유생과 재혼하였다. 그녀는 진천에서 아들 하나를 낳아 기르며 단란하게 살았으나, 용인의 아들을 잊지 못하여 남몰래 눈물짓곤 하였다. 그녀가 환갑이 되던 해에 재혼한 남편도 세상을 떠났다.


  용인의 큰아들은 장성하여 결혼을 하고, 살림도 넉넉해 졌다. 그는 어머니를 찾으려고 사방으로 수소문한 끝에 어머니가 진천에서 살고 계신 것을 알았다. 그가 어머니를 찾아가 모시겠다고 하였으나, 진천의 아들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용인의 아들은 생각다 못해 고을 원님에게 소송을 하였다. 원님은 어떻게 판결해야 좋을지 몰라 고민을 하다가 생거진천 사거용인이라는 말이 있지 않느냐는 손자의 말을 듣고, “살아 있을 동안에는 진천 아들과 함께 살고, 죽은 뒤에는 용인 아들이 모시도록 하라.”고 판결하였다. 이 이야기에서 생거진천 사거용인이란 말은 어린 아이도 알 정도로 당시에 널리 알려져 있던 말이라고 한다. 이 말이 원님의 판결에 영향을 끼쳤던 것이다.


  진천 지방은 옛날부터 평야가 넓고, 땅이 기름져서 농산물이 잘 자라고, 가뭄이나 홍수의 피해가 적어 농사짓기에 좋고, 인심이 좋아 살기 좋은 곳으로 꼽힌 곳이다. 그래서 생거진천이란 말이 생겼다고 한다. 용인은 경치가 아름답고, 산세가 좋아 묘를 쓰기에 좋은 명당자리가 많아 예부터 권력과 재력이 있는 분들의 묘가 많은 곳이다. 그래서 죽은 뒤에는 용인 땅에 묻히고 싶다는 뜻에서 사거용인이란 말이 생겼다고 한다.


  앞에 소개한 두 이야기는 생거진천 사거용인이란 말이 생긴 내력을 재미있게 꾸며낸 이야기이다. 고장의 특색을 살리는 말을 만들고, 그에 걸맞는 이야기를 꾸며 전파전승해 온 조상들의 문학적 형상력이 매우 뛰어났음을 알 수 있다. 진천 지방에서는 진천이 살기 좋은 고장임을 알리는 말로 생거진천이라는 말을 곳곳에 적어 놓아 널리 알리고 있다. , 진천 지방에서 나는 쌀을 생거진천쌀이라고 이름을 붙였는데, 밥맛이 좋아 소비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생거진천이란 말처럼 진천이 살기 좋은 고장으로 오래오래 기억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2016. 7. 30)




  성경은 맨 처음에 쓴 원전을 읽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성경학자가 아닌 평신도로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므로 한국 교회의 평신도는 원문을 가장 적절한 한국어로 적은 번역본을 읽는 것이 좋다.  한국교회에서 1961년부터 사용해 오던 <한글개역성경>은 여러 가지 문제점이 지적되었다. 이를 해결하려는 뜻에서 새롭게 번역한 <표준새번역성경>1992년에 나왔다. 이를 수정 보완하여 2001년에 <표준새번역개정판>이 나왔고, 다시 손질하여 2004년에 <새번역성경>이 나왔다.

 

  내가 출석하고 있는 교회에서는 2007년부터 <새번역성경>을 사용한다. 이 성경은 원문의 뜻을 ‘한국어를 사용하는 독자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정확하게 번역하되, 쉬운 현대어로, 우리말 어법에 맞게, 한국교회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번역’한 성경이다.  <한글개역성경>의 문제점을 부분적으로 수정한 <성경전서 개역개정판>1998년에 출판되어 현재 많은 교회에서 쓰고 있다. 그러나 <개역개정판>은 새롭게 번역한 것이 아니고, <한글개역성경>의 일부를 수정한 것이어서 많은 문제점을 그대로 안고 있다.

 

   <성경전서 개역개정판><새번역성경>을 비교하여 보면,  <새번역성경>이 어떤 장점을 지니고 있는가를 알 수 있다.   첫째, 어려운 한자어, 모호한 표현을 아주 쉽고 적절한 우리말로 바꾸었다.  <이사야서> 96절을 예로 들어 본다.

 

   이는 한 아기가 우리에게 났고 한 아들을 우리에게 주신 바 되었는데 그의 어깨에는 정사를 메었고 그의 이름은 기묘자모사전능하신 하나님이라, 영존하시는 아버지라평강의 왕이라 할 것임이라 <개역개정판>

한 아기가 우리에게 났고어깨에 정사를 메었고는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다. ‘기묘자’,  ‘모사와 같은 한자어는 그 뜻을 바로 이해하기 어렵다. 이를 <새번역성경>에서는 다음과 같이 쉽고 적절한 말로 바꾸어 그 뜻을 바로 이해할 수 있게 하였다.

 

   한 아기가 우리를 위해 태어났다우리가 한 아들을 모셨다그는 우리의 통치자가 될 것이다. 그의 이름은 놀라우신 조언자,   전능하신 하나님’,   ‘영존하시는 아버지’,   평화의 왕이라고 불릴 것이다. <새번역성경>

 

  둘째, 쉼표나 마침표도 없이 길게 쓴 문장을 짧게 끊어 쓰고, 문장부호를 제대로 썼다. 이것은 위에 적은 <이사야서> 96절에도 그대로 나타난다.

 

  셋째, 잘못 이해할 소지가 있는 표현을 뜻을 명료하게 드러내는 말로 바꾸었다. <열왕기상> 34절을 보면,  <개역개정판>솔로몬이 그 제단에 일천 번제를 드렸더니라고 하였다. 이를 <새번역성경>에는 그 제단에 바친 제물은천 마리가 넘을 것이다.”라고 하였다. <새번역성경>처럼 쉽고 명료하게 표현하였더라면, 이 구절을 일천 번 드리는 제사로 잘못 이해하여 일천번제 헌금을 드리는 교회가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넷째, 뜻을 분명하게 드러내지 못하는 표현을 바로잡았다.  <고린도전서> 1231절을 보면,  <개역개정판>에는 너희는 더욱 큰 은사를 사모하라.”고 하였다. 국립국어원에서 펴낸 <표준국어대사전>에 의하면,  ‘사모하다의 뜻은 애틋하게 생각하고 그리워하다’  또는 우러러 받들고 마음속 깊이 따르다이다. 이에 따르면 은사를 사모하라는 말은 은사를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그리워하라는 말이 된다. 이를 <새번역성경>에는 더 큰 은사를 열심히 구하라.고 하였다. 은사는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그리워만 할 것이 아니라 열심히 구해야 된다는 말이다.

 

  다섯째, 지나치게 긴 문장, 표현이 적절하지 않은 문장을 바로잡았다. <고린도전서> 13장을 보면,  1절부터 3절까지가 한 문장이고,  4절부터 7절까지가 한 문장이다. 이렇게 긴 문장을 읽으면, 그 의미가 명확하게 이해되지 않는다. 이런 문장을 많이 읽으면, 그 사람의 언어 감각이 모호해 진다.  <새번역성경>을 보면, 131~35~7절은 각 절을 한 문장으로 완결하고, 중간에 쉼표를 찍어 뜻을 분명히 하였다.  4절은 세 문장으로 끊어 간결하고 명료하게 표현하였다. 따라서 <새번역성경>을 읽으면, 본문의 의미를 바르게 이해하고간결하면서도 명료하게 표현하는 언어 감각도 기를 수 있다.

 

  여섯째, 어법에 맞지 않는 표현을 바로잡았다. 예수님을 당신이라고 하고, 한 민족의 지도자가 된 사위(모세)에게 라고 하는 표현은 우리말의 어법에 맞지 않는다.

 

   ※보소서 당신의 어머니와 동생들이(마가 3:32)보십시오 선생님의 어머니와

 

모세의 장인이 그에게 이르되 네가 하는 것이 옳지 못하도다(출애굽기 18:17)모세의 장인이 그에게 말하였다자네하는 일이 그리 좋지는 않네.”

 

네가 만일 이 일을 하고 하나님께서도 네게 허락하시면 네가 이 일을 감당하고 이 모든 백성도 자기 곳으로 평안히 가리라(출애굽기 18:23)하나님이 명하신 대로자네가 이와 같이 하면자네도 일을 쉽게 처리할 수 있을 것이고, 백성도 모두 흐뭇하게 자기 집으로 돌아갈 걸세.”

 

  일곱째, 현대에 쓰지 않는 표현이나 어미를 현대어로 고쳐 썼다. 이것은 바른 국어생활을 위해 반드시 고쳐야 할 일이다. 성스럽게 여기며 매일 읽는 성경은 그 사람의 언어생활에 큰 영향을 끼친다. 현대국어에서 쓰지 않는 ‘~하신대’,  ‘~하시매’,  ‘~할 새’,  ‘~이니라’,  ‘~할 지어다’,  하더라’같은 표현이나 비문(非文)에 가까운 문장이 많은 성경을, 계속해서 읽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교회에서 <새번역성경>을 사용해야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성경의 내용을 쉽게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성경은 성직자나 일부 지식인만이 읽는 책이 아니다. 지적 수준이 높은 사람이나 낮은 사람이나 읽고 쉽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교인이 성경을 읽을 때 무슨 뜻인지 모르는 부분이 있다면, 성경을 읽을 마음이 약해진다. 학생들은, 성경은 ‘무슨 말인지 모르는 책’, ‘재미없는 책’으로 치워놓고 읽지 않게 된다.

 

2. 우리말을 바르게 읽고 쓰는 습관을 기르는 데에 도움이 된다. 이것은 교인들의 국어 실력 향상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국어 실력 향상은 어린 학생은 물론, 청년들이나 어른들에게도 매우 필요한 일이다. 목사님이나 교인들이 적절하지 못한 어휘를 쓰고, 문법에 맞지 않으며, 지나치게 긴 문장을 쓰는 것을 종종 본다. 이것은 <개역성경>을 오래 사용하면서 형성된 언어감각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용하는 언어는 '사고 체계'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고 체계 즉 사상이 잘못 형성되면, 그 사람은 물론, 그가 속한 단체나 국가에 큰 문제가 생긴다.

 

3. <새번역성경>을 사용하는 교회가 많지 않으므로 다른 교인들과 함께 성경을 읽을 때 불편을 느낄 수 있다. 그 때에는 <개역개정판> 성경을 가지고 가면 될 것이다. 교과서를 가지고 공부하는 학생도 학원에 갈 때에는 그 학원에서 쓰는 교재를 가지고 간다.

 

4. <개역성경><개역개정판> 성경을 오랜 동안 사용한 사람은 이에 익숙해진 때문에 <새번역성경>의 표현이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옛것, 익숙해 진 것을 지키려는 마음을 이해는 한다. 그러나 잘못된 점이 있는 것을 알면서도 타성에 젖어 새것을 받아들이지 않으면많은 교인들이 뜻도 모르는 성경을 읽어야 하는 어려움을 참고 버텨야 하는 고통을 겪게 된다.

 

5. <새번역성경>으로 바꾸고 싶은데도 다른 교회가 사용하지 않는다거나 익숙하지 않다는 이유로 바꾸지 못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식당에 가서 '소화 잘 되고 영양가가 높은 음식'(새번역성경)이 있는데도, 많은 사람들이 먹는다 하여 '소화가 잘 안 되어 영양분 섭취가 어려운 음식'(개역개정판)를 선택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참고 : <마가복음>에 나오는 <개역개정판><새번역성경>의 차이점

※  세베대의 아들 야고보와 야고보의 형제 요한이니(마가 3:17)그의 동생 요한과

 

※ 네 병에서 놓여 건강할지어다(마가 5:34)이 병에서 벗어나 건강하여라.

 

  ※ 회당장의 집에서 사람들이 와서 회당장에게 이르되 당신의 딸이 죽었나이다. (마가 5:35)회당장에게 말하였다. “따님이 죽었습니다.”

 

  ※ 신만 신고 두 벌 옷도 입지 말라(마가 6:9)다만 신발은 신되, 옷은 두 벌 가지지 말라고 하셨다.

 

   ※ 예수께 고하되 랍비여 우리가 여기 있는 것이 좋사오니 우리가 초막 셋을 짓되 하나는 주를 위하여, 하나는 모세를 위하여, 하나는 엘리야를 위하여 하사이 하니(마가 9:5)랍비님, 우리가 여기에 있는 것이 좋겠습니다. 우리가 초막 셋을 지어서, 하나에는 랍비님을, 하나에는 모세를, 하나에는 엘리야를 모시겠습니다.

 

  ※ 이르시되 기도 외에 다른 것으로는 이런 종류가 나갈 수 없느니라 하시니라(마가 9:29)예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였다. "이런 부류는  기도로 쫓아내지 않고는어떤 수로도 쫓아낼 수 없다." 

 

  ※ 누구든지 나를 믿은 이 작은 자들 중 하나라도 실족하게 하면 차라리 연자맷돌이 그 목에 매여 바다에 던져지는 것이 나으리라(마가 9:42)나를 믿는 이 작은 사람들 가운데 하나라도 죄짓게 하는 사람은, 차라리 큰 맷돌을 달고 다에 빠지는 편이 낫다.

 

  ※ 사람마다 불로써 소금 치듯 함을 받으리라(마가 9:49)모든 사람이 다 소금에 절이듯 불에 절여질 것이다.

 

  ※ 현세있어 집과 형제와 자매와 어머니와 자식과 전토를 백 배나 받되 박해를 겸하여 받고 내세에 영생을 받지 못할 자가 없느니라(마가 10:30)지금 세상에서는 박해도 받겠지만 집과 형제와 자매와 어머니와 자녀와 논밭을 백 배나 받을 것이고, 오는 세상에서는 영원한 생명받을 것이다.

 

  ※ 기도할 때에 아무에게나 혐의가 있거든 용서하라(마가 11:25)어떤 사람과 등진 일이 있으면 용서하여라.

 

  ※ 나도 한 말을 너희에게 물으리니 대답하라(마가 11:29)나도 너희에게 한 가지 물어보겠으니

 

  ※ 그 동생이 그 아내를 취하여 형을 위하여 상속자를 세울지니라 하였나이다(마가 12:19)그 동생이 그 형수를 맞아들여서, 그의 형에게  대를 이을 자식을 낳아 주어야 한다하였습니다.

 

  ※ 너희가 사람의 미혹을 받지 않도록 주의하라~많은 사람을 미혹하리라(마가 13:56)누구에게도 속지 않도록 조심하여라.~많은 사람을 속일 것이다(미혹하다 : 무엇에 홀려 정신을 차리지 못하다. 정신이 헷갈리어 갈팡질팡 헤매다)

 

     ※ 사람들이 너희를 공회에 넘겨 주겠고~나로 말미암아 권력자들과 임금들 앞에 서리니 이는 그들에게 증거가 되려 함이라(마가 13:9)사람들이 너희를 법정에 넘겨 줄 것이며~나 때문에 총독들과 임금들 앞에 서게 되고, 그들에게 증언할 것이다.

 

     ※ 멸망의 가증한 것이 서지 못할 곳에 선 것을 보거든(마가 13:14)황폐하게 하는 가증스러운 물건이 서지 못할 곳에 선 것을 보거든

 

    ※ 값진 향유 곧 순전한 나드 한 옥합을(마가 14:3)순수한 나드향유 한 옥합을

 

    ※ 나의 원대로 마시옵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마가 14:36)뜻대로 하지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여 주십시오.

 

    ※ 일어나라 함께 가자 보라 나를 파는 자가 가까이 왔느니라(마가 14:42)일어나서 함께 가자보아라, 나를 넘겨줄 자가 가까이 왔다.

 

    ※ 예수를 쳐서 거짓 증언 하여 이르되(마가 14:57)그에게 불리하게 거짓으로 증언하여 말하기를

 

    ※ 그의 얼굴을 가리고 주먹으로 치며 이르되 선지자 노릇을 하라 하고(마가 14:65)얼굴을 가리고 주먹으로 치고 하면서 알아 맞추어 보아라 하고 놀려대기 시작하였다

 

   여종 하나가 와서~너도 나사렛 예수와 함께 있었도다 하거늘(마가 14:67)"당신도 저 나사렛 사람 예수와 함께 다닌 사람이지요?"

 

    ※ 예수에게 자색 옷을 입히고(마가 15:17)예수께 자색 옷을 입히고

 

 

 

 

 

 

 

지난 1112일에 아내와 함께 창덕궁을 둘러본 후 창경궁에 갔다.

     

당지 가까이 가니, 고궁의 아름다운 가을풍경을 찍으려는 사진사들이 

유난히 많이눈에띈다.                                                                                                                                                                                                                                                                                                                                                                                                                                                                                                                                                                                                                                                                                                                                                                                                                                                                            

 

곱게 물든 단풍나무가 연못에 비친 모습이 정말 아름답다. 조선시대 같으면 임금님이나 볼 수 있는 풍경을 자유스럽게 볼 수 있으니, 참으로 좋다. 도심 속에서 곱게 물든 단풍을 마음껏 볼 수 있는 것이 기쁘고 감동적이다.

 

사진기를 가지고 가지 않은 것을 아쉬워하다가 스마트폰으로 몇 장 찍었다.

 

 

 

 

 

 

 

 

*수필집 <능소화처럼>을 도서출판 보고사에서 2015년 10월 25일에  출간하였다. 여기에 이 책의 머리말과 표지 사진을 싣는다.                                                    

 

머리말

 

수필은 다양한 소재를 바탕으로 자기의 생각과 느낌을 진솔하게 적은 글이다. 수필에는 글쓴이의 사람됨과 취향, 사상과 가치관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그래서 수필을 쓰는 것은 매우 조심스럽고, 힘든 일이기도 하다.

 

필자는 40여 년 동안 한국의 고소설, 구비문학, 민속학을 연구하고 강의하면서 틈틈이 일반 교양인을 대상으로 한 글도 썼다. 그 글들은 소재가 다양하여 생활 주변에서 가져온 것도 있고, 민속과 설화에서 고른 것도 있다. 그 중에는 수필도 있고, 기행문 또는 설명문의 성격을 지닌 것도 있다. 그러나 넓은 의미로 보아 수필의 성격을 지닌 글이 대부분이다.

 

그 동안 쓴 글 중 소재가 민속과 관련된 것은 민속적인 삶의 의미(1993), 일상생활과 관련된 것은 가을햇빛 비치는 창가에서(1994)로 묶었고, 전설의 의미와 현장 답사에 관한 글은 함께 떠나는 이야기 여행(2001)다시 떠나는 이야기 여행(2007)으로 묶어 출판하였다. 그 뒤에 쓴 글을 헤아려보니, 100여 편이 되었다. 그 중 63편을 골라 이 책을 엮었다.

 

좋은 글을 쓰려면 사물에 대한 관찰력과 감성이 남달라야 하고, 자기의 생각과 느낌을 제대로 표현하는 문장력이 있어야 한다. 필자는 이런 점에서 부족함을 느끼기에 이미 간행된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또다시 책을 엮어 출판하는 것은 객기(客氣)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주저하였다. 그러다가 삶의 현장에서 느끼고 생각한 바가 담겨 있어서 필자의 삶의 궤적(軌跡)을 알게 해 주는 글들을 한 자리에 모아 놓는 것도 뜻이 있겠다는 생각에서 이 책을 엮기로 하였다.

 

이 책에 실은 글들은 청탁을 받아 쓴 글도 있고, 그때그때 떠오르는 생각을 적은 글도 있다. 최근에 쓴 글이 있는가 하면, 20여 년 전에 쓴 글도 있다. 그래서 주제나 소재 면에서 통일성이 없지만, 선택한 소재를 바탕으로 필자의 생각과 느낌을 표현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 실린 글의 소재 역시 주변에서 얻은 것도 있고, 설화나 민속에서 가져온 것도 있다. 선택한 소재를 바탕으로 생각과 느낌을 정리하면서 독자들이 공감하도록 표현하려고 애를 썼다. 이 책에 실린 글 중 한 편의 글에라도 공감하는 독자가 있었으면 좋겠다.

 

능소화는 꽃말이 명예이고, 품위와 기개가 느껴지는 꽃이다. 많은 꽃들이 다투어 피는 봄을 다 보내고, 뜨거운 태양이 작열(灼熱)할 때에야 자태를 뽐내는 이 꽃을 보면, 아름다움과 함께 도도함이 느껴진다. 손을 대면 떨어지고 말아 마음에 맞지 않는 누구의 손길도 허락하지 않는 절개가 있는 듯하다. 떨어져 지는 순간까지 활짝 피었을 때의 싱싱함을 유지하다가 그 모습 그대로 떨어져 추한 모습은 보이지 않는 자존심이 있다. 나는 능소화가 이런 특성을 지닌 꽃임을 알게 된 뒤부터 이 꽃을 좋아하기 시작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요즈음에 와서는 떨어질 때까지 추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결기에 마음이 쏠린다. 이러한 마음을 담아 이 책의 제목을 능소화처럼이라고 하였다.

 

이 책을 엮겠다고 하였을 때, “그동안 그렇게 많은 책을 펴냈으면 됐지, 왜 또 일을 만들어서 하느냐?”고 불평 섞인 잔소리를 하던 아내가 문장을 다듬어 주고, 찬찬히 교정을 봐 준 것을 감사한다. 마무리 단계에서 '글쓰기의 이론과 실제'에 뛰어난 실력을 지닌 최명환 교수가 바쁜 중에 틈을 내어 문단의 구성과 표현의 적절성을 살펴보고 조언해 준 것을 감사한다. 이 책을 출판해 준 보고사 김흥국 사장과 황효은 대리께도 감사한다.

2015109

의재(宜齋) 최운식(崔雲植) 적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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