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에게 감사하는 삶
금년(2026)은 내가 결혼한 지 60주년, 즉 회혼(回婚)이 되는 해이다. 나는 우리 부부가 회혼을 맞기까지 건강하게 지내도록 보살펴 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며, 나의 결혼생활에 지침이 되는 설교 말씀을 해 주신 목사님의 말씀을 떠올려 본다.
나는 결혼한 지 4년 되던 해에 기독교 재단에서 세운 야간대학에 편입학하여 공부하였다. 그 학교에서는 매주 수요일에 전교생이 강당에 모여 예배드렸다. 그 시간에는 전국적으로 명성이 있는 분이 오셔서 설교하셨다. 그래서 나는 유명 인사의 귀한 말씀을 들을 수 있는 그 시간이 기다려졌다.
어느 날 소망교회 곽선희 목사님께서 설교 말씀을 해주셨다. 목사님은 결혼식 주례를 해 준 신혼부부가 신혼여행 후 인사하러 와서 했다는 말을 소개하셨다. 신부가 먼저 “목사님, 이 사람과 혼인하고 보니 제가 밑졌다는 생각이 들어요”라고 하자, 신랑도 지지 않고 자기가 밑졌다고 하더라고 하셨다. 무엇을 밑졌냐고 물으니, 그들은 자기가 배우자보다 외모, 교양, 학력, 직장, 가정환경 등이 나으므로 밑졌다고 생각한다고 하였다.
이런 말을 여러 신혼부부한테 들은 목사님은 이들의 생각을 고쳐주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서 진지하게 말씀하셨다고 한다. 결혼생활에서 자기가 배우자에게 밑졌다고 생각하기 시작하면 자기가 손해를 보았다는 생각 때문에 마음이 편치 않고, 이런 생각은 불행의 씨앗이 될 수 있다. 배우자가 자기를 혼인 상대로 택해 준 것을 감사하며, 만일 그가 나와 결혼해 주지 않았으면 내가 노처녀·노총각으로 살지도 모를 일이라 생각하여라. 배우자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살면 마음이 평온해질 것이고, 하나님은 그런 가정에 복을 내려 주실 것이라고 진지하게 말하곤 하였다고 하셨다. 이 말씀은 나에게 진한 감동과 함께 깨달음을 주었다.
그 뒤로 나는 한동안 이 말씀을 곱씹어 생각한 뒤에 아내에게 그 말씀을 전하면서 나와 결혼해 주어서 고맙다고 하였다. 나의 진심 어린 말과 행동을 본 아내는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표하였다. 얼마 뒤에 처가에 갔을 때의 일이다. 저녁 식사 후에 장모님께서 전과 같이 딸 자랑을 하시면서 나에게 장가 잘든 줄 알라고 하셨다. 나는 공손한 태도로 “예쁘고 똑똑한 딸을 잘 길러 제 아내로 주셔서 감사합니다. 따님을 사랑하며 열심히 살겠습니다”라고 말씀드렸다. 그런 뒤에 다른 방으로 가서 처남들과 대화하였다. 나중에 아내에게 들으니, 내가 옆방으로 간 뒤에 장모님께서는 “네 칭찬과 자랑을 하면 꼭 그에 대응하는 말을 하던 최 서방이 오늘은 웬일이냐”고 물으셨다고 한다. 그래서 아내가 나의 태도가 달라진 경위를 말씀드렸다고 한다. 그 후로 장모님은 나에게 딸을 자랑하는 말씀은 하시지 않았고, 오히려 나를 칭찬하는 말씀을 종종 하셨다. 내가 생각을 바꾸니, 아내는 물론 장모님의 태도도 달라지셨다.
그날 목사님이 들려주신 신혼부부와의 대화는 배우자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살면 하나님이 주시는 복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일깨우기 위해 인용한 예화였다. 그러나 그 예화는 자존심을 내세우며 잘난체하던 나에게 큰 울림을 주었고, 내 생활의 신조가 되었다. 그 후로 나는 부족함이 많은 나와 결혼해 준 아내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변하지 않았고, 아내 역시 그런 마음을 지니고 살아왔다. 그래서 회혼을 맞는 오늘까지 서로 감사한 마음을 지니고 살고 있다.
감사하는 마음은 불만이나 원망을 멀리 떠나게 하고, 마음에 평온을 가져다준다. 평온한 마음은 불안이나 슬픔을 물리쳐 행복을 얻게 한다. 평생을 함께하는 배우자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면 마음의 평온과 함께 행복을 얻게 된다. 이렇게 간단하지만 실천하기는 어려운 진리를 일깨워 실천하게 해 주신 곽 목사님의 설교 말씀이 회혼을 맞는 오늘에 더욱 새롭게 느껴진다.
젊은 시절에 들은 목사님의 설교가 60년 가까이 지난 오늘까지 잊히지 않는 것은 그날의 울림이 컸고, 내 마음의 변화를 일으켰기 때문일 것이다. 내 마음에 감동을 일으켜 나를 행복의 문으로 안내하는 말씀을 들려주신 목사님과 귀한 말씀을 듣게 해 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마음 깊이 감사한다. <기독교연합신문> 제1827호(2026. 9. 27)
